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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 21’ 결성 20주년 축하메시지

📷 <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21>(이하, 교과서네트)의 결성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이하, 아시아역사연대)의 안병우, 이인석 대표를 비롯한 구성원들 모두의 연대 마음을 담아 축하 인사를 직접 전해드리고자, 오늘 아침부터 진행된 기념강연과 총회, 축하행사의 모든 일정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역사연대는 교과서네트의 사무국과 회원들, 전국 각지의 지역네트 여러분이 펼쳐 오신 활동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우리가 한일 국경을 넘어 동아시아 시민으로서 함께 걸어올 수 있었음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시아역사연대는 후소샤의 < 새로운 역사교과서>가 등장한 2001년에 창립되었으니, 교과서네트가 결성되고 3년 후에 출발한 셈입니다.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한국사회 전반의 공분이 계기이기는 했으나, 1982년의 일본 역사왜곡 교과서 당시 보였던 배타적 반일의식에 기초한 ‘국민운동’과 달리, 그후의 한국사회 민주화운동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평화를 지향하는 시민운동을 표방하며 출발했습니다. 이후 전개된 18년 아시아역사연대 활동에서 교과서네트는 출발부터 현재까지 늘 우리 곁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일, 한중일 시민이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교훈을 공유함으로써 공동의 미래를 만들어 가도록 하기 위해 우리 양단체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습니다. 역사 왜곡에 대한 분노, 전쟁/식민지배 미화와 국가주의 강화 역사교육에 대한 우려와 경계로, 후소샤, 이쿠호샤, 지유샤 교과서 불채택을 위해 일본 각지에서 함께 행동했습니다. 이러한 비판행동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한중일 역사대화의 장을 통해 꾸준히 신뢰를 쌓아왔기에 가능했습니다. 2002년 3월 난징에서 개최된 ‘제1회 역사인식과 동아시아 평화 포럼’은 올해 11월 히로시마에서 17회를 맞게 됩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도 주목 받아온 한중일 역사교재 편찬 작업은 《미래를 여는 역사》(2005)와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상하권(2012)의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2020년 출간을 목표로 한 3단계 교재편찬 작업이 한창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한 2002년 < 제1회 한일 청소년역사체험캠프>도 곧바로 한중일로 확대되어 매년 알차게 열려왔고, 올해 중국 창춘에서 < 제17회 동아시아 청소년역사체험캠프>로 진행합니다.


그러나 연대활동의 값진 열매는 눈에 보이는 사업 성과보다 더 컸습니다. 한일의 우리는 함께 한 시간 속에서 서로 다른 특성과 문화 배경을 지닌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법을 익혔습니다. 국경 너머 동료와 평화를 위해 함께 싸우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상대에 대한 믿음 속에서 솔직하고 따끔한 비판을 나누며, 서로에게 자극을 주는 좋은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이는 국가간 외교와 달리, 얼굴을 마주대하고 신뢰를 쌓고 우정과 연대를 나누며, 우리 자신이 동아시아 시민으로 성장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함께 걸어온 시간과 노력이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한편 우리는 지금 대단히 중요한 역사의 변곡점에 서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조미정상회담이 상징하듯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크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세계 냉전의 종언에서 남겨진 전쟁터, 남북으로 찢긴 한반도에서 마지막 남은 냉전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로 나아갈 수 있는 전망이 열리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식민지로 지배하고 분단의 원인을 제공한 일본과 한반도의 관계에서도 식민주의 청산의 중요한 계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계국들의 전략이 치열하게 교차하는 가운데, 동북아 국가들은 물론 한일만 보더라도 정부와 시민사회 상황에 커다란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일의 우리는 지금 충분히 준비가 돼있을까요? 많은 어려움이 현실에 있어 고민도 깊겠지만, 한국과 일본의 우리가 시대적 흐름을 직시하고 동아시아 시민으로서 고유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불확실성 속에서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체로 함께 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국 말에 ‘신발끈을 다시 맨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하나의 과정을 매듭 짓고 다시 먼 길을 나설 때 새로 마음을 다잡는 각오가 담긴 말입니다. 엄중한 시기에 20주년이라는 큰 계기를 맞아 신발끈을 다시 매게 되는 교과서네트와 함께 우리 아시아역사연대도 앞으로의 긴 여정을 함께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20년 동안 교과서네트 활동의 중심에 서 오신 타와라 요시후미 사무국장님, 정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 시민으로서 깊은 우정과 존경을 담아 아시아역사연대 구성원 모두의 감사를 전합니다. 앞으로도 든든한 어른으로 귀중한 역할을 해주십사 부탁드립니다. 또한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신 스즈키 도시오 신임 사무국장님, 앞으로 함께 할 많은 일들 속에서 한국의 우리도 늘 응원하고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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