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지난 ‘역사 전쟁’이라 일컬어지는 태풍을 겪으며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사 왜곡을 바로잡는 것은 단지 한 나라의 과거를 바로잡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경을 뛰어 넘어 과거와 현재의 세대,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세대와 앞으로 살아갈 세대의 진정한 화해는 바로 진실한 역사 인식의 공유라는 것을 시간을 거듭할수록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결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숙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찾아가는 동안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의 연대 활동은 서로의 고통과 고민을 공유하며 친구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미 교육 현장에서 역시 역사를 가르치는 주체로서 역사 인식 공유를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각종 자료와 학교 수업 안을 제공하는 사이트를 만든 것 또한 역사 왜곡 파동으로 인한 한일 상호 간의 불신 극복과, 한국과 일본의 교과서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입니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는 끊임없는 소통과 연대를 시도하며 진정한 역사 인식을 찾기 위한 여정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인사말
아무도 예기치 못한 순간에 등장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공포에 빠트리며, 인류에게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하였습니다. 그것은 대자연에 대한 인간의 폭력이 얼마나 자기 파괴적인지를 겸허히 반성케 합니다. 세계인들이 가진 인류애의 기반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극명히 보여주기도 합니다. 물론 그 다른 한편에서는 공존과 연대의 기운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공동의 대응보단 대립을 택해 서로의 이익에만 관심을 집중합니다. 보건 분야에서 세계적 모범국가로 우뚝 선 한국에서는 다른 나라는 도와주어도 일본은 좀 곤란하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세계의 자국중심적 대립과 한일간의 역사갈등은 해결의 길이 없는 것일까요?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는 2000년대 초반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 한중일 시민사회가 그 대안을 찾아보자는 취지하에 만들어졌습니다. 20여 년의 시간 동안 우리는 한중일의 청년 학생들이 함께 읽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공동부교재를 만드는 일을 해 왔습니다. 한중일의 청년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역사와 미래를 생각해 보는 역사캠프도 꾼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중일의 연구자, 교사,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평화와 연대를 이야기하고 공동의 행동을 추구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갈 길이 아직 멀기만 합니다. 한중일의 역사갈등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동아시아 평화의 빠질 수 없는 주체인 북한은 아직도 역사대화의 파트너가 되지 못했습니다. 베트남과 몽골 등 동아시아 각국과의 대화도 걸음마조차 제대로 떼지 못했습니다.
갈 길은 멀지만 걸음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는 지난 시절 해 왔던 일을 되돌아보고, 다시 신발끈을 묶습니다. 마침 새단장한 홈페이지가 문을 열었습니다.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함께 걸음을 내딛어주신다면 우리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 04.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