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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일본의 역사반성을 강조한 독일 메르켈 총리 발언

일본 정부는 국제정치의 역사정의 규범에 따라 과거사문제를 해결하라!


지난 3월 9일부터 이틀 동안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일본을 방문해 세 차례나 공식적으로 일본의 과거청산 의지 부족을 비판했다. 메르켈 총리는 신중한 외교적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라‘, ‘과거 정리가 화해의 전제조건이다‘, ‘위안부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일본을 겨냥해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전후 일본과 독일의 과거사 정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독일의 정부 수반이 이렇게 명료하고 단호히 일본에게 과거사를 직시하고 역사 문제를 해결해야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한 적은 없었다. 메르켈의 메시지에 대한 반향은 한국과 중국과 일본 뿐 아니라 독일과 미국에서도 계속 퍼지고 있다. 그것은 얼마 전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잘못된 동아시아 역사 인식을 한꺼번에 날려버린 발언이자 역사와 관련된 국제 규범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메르켈 총리의 일본 발언은 21세기 민주주의와 평화의 모범 국가 독일 정치가로서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외교적 관례로 흔치 않은 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메르켈 총리가 일본의 과거사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동아시아의 화해를 촉구한 것은 그 개인의 용기나 의지의 발현이라기보다는 국제적 차원에서 ‘역사정의(Historical Justice)’ 규범이 이미 확립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20세기 후반 독일 과거청산의 성과는 이제 유럽연합의 틀에서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21세기 ‘역사적 도덕 정치’로서 새로운 국제정치의 규범이자 국제간 관계의 모범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 관료 셔먼은 여전히 인습적인 외교적 조정과 표피적 화해에 매달려 동아시아 역사문제의 가해와 피해 국가 간의 차이를 부정했지만, 과거청산의 모범 국가 독일 총리 메르켈은 무엇보다 가해 국가가 ‘과거사를 정면으로 마주해야’ 관련 당사자 국가 간 화해가 가능함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21세기 국제정치의 역사정의 규범은 바로 그 ‘메르켈의 평화메시지’에 의거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역사정의’야말로 국가 간 화해와 평화의 출발이자 근간이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의 극우 정치가들과 지배엘리트들은 이번 기회에 일본의 퇴행적 과거사 정책이 단순히 한국과 중국으로부터만 비판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국제 정치 규준에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아울러 일본의 정치가들은 동아시아에서 역사정의에 기초한 과거청산이 이미 한국과 중국과 일본을 넘어 국제적 과제 또는 지구적 관점의 공동프로젝트로 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일본 정부는 메르켈 총리의 발언을 통해 드러난 이 국제적 역사정의의 요구를 받아 들여 새로운 과거사 정책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 일본 정부가 이 21세기 국제정치의 역사 규범을 무시하고 여전히 과거사를 은폐하고 변호하며 기괴한 언설과 정책을 반복한다면, 일본은 동아시아는 물론 국제정치에서 고립될 뿐 만 아니라 더 큰 지구적 압박과 초국가적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메르켈 총리의 충고대로 일본이 ‘역사를 제대로 바라볼 때’, 셔먼이 말한 민족주의의 정치적 악용이 동아시아에서 사라질 것이다.


2015. 3. 13.


아시아평화와교육역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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