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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한일관계

📷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한일관계

김선영(한신대학교)

한국에 이어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2015한일유스포럼. 한일 양국의 사이가 날이 갈수록 불투명해져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미래를 책임질 한일 청년들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앞으로의 한일관계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디딤돌이라고 생각한다. 나뿐만이 아니라 이 포럼에 참가한 친구들 모두에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일관계에 있어서 과거사문제에 관심이 많은 일본청년들을 만나본 적이 없었다. 대부분 한국의 K-POP과 드라마를 처음 접하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된 일본친구들은 많이 보았었다. 이 포럼에서 만난 청년들은 각자의 사연을 안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된 친구들이었다. 그 동안 몰랐던 한일 양국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 청년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더욱 알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친구들이었다. 역사를 배우고 있는 나로서는 이렇게 만나게 된 일본청년의 생각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한 것이었다. 서로를 알기에는 너무 짧았던 한국에서의 유스포럼에 이어 다시 좋은 기회를 얻어 친구들을 만나러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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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일정은 야스쿠니 신사였다. 일본에 가기 전에 유스포럼에서 만난 일본친구들에게 야스쿠니 신사에 같이 가면 좋겠다고 미리 말해두어 몇몇 친구가 동행하게 되었다. 야스쿠니 신사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익히 알고 있고 이 곳의 신사참배는 한국인으로서는 정말 분노할 수 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친구들은 우리가 이곳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궁금했을 것이다. 나중에 물어보는 친구도 있었다. 참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정말 답답했지만 이 곳의 사람들에게 야스쿠니 신사는 일상 속의 하나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참배를 하며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판넬들을 읽고 있는 것인지 알고도 싶었다.


또 하나 놀랐던 사실은 전시물에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가 중국의 역사로 왜곡되어 전시되어 있는 것이었다. 난 이렇게 똑같이 왜곡 된 전시물을 중국의 고구려박물관에서 본 적이 있다. 그 때 정말 분노했고 중국의 역사왜곡에 제대로 항의하고 대응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현실에 너무 화가 났었다.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왜곡은 중국뿐만이 아니었다. 여기 오는 방문객들이 이것이 사실인 마냥 알고 넘어갈 것을 생각하니 너무 답답하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1000명 이상의 방문자 수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직접 야스쿠니 신사에 와보니 보고 들었던 것 보다 직접 체감하는 것들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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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본격적으로 일본에서의 유스포럼 참가자들과 강의도 듣고 영상도 보고 의견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이 강의에서 bc급 전범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되었다. 그 동안 a급 전범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지만, 포로수용소에서 그것도 조선인 간부가 bc급 전범이 되어 죽음을 맞이한 것들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영상을 보는 내내 할 말이 없었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일본에 와서 알게 되는 것도 부끄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여기 있는 일본청년들과 한국청년들이 같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영상을 보고 각자 느끼는 바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강의와 영상을 다 보고 현재 한일관계가 안 좋은 이유에 대해서 각자 의견을 적어 낸 후, 그 내용을 가지고 4개의 그룹으로 나눠 토론을 하였다. 나는 역사교과서 문제, 미디어 문제, 위안부 문제를 적어냈다. 그 중에서 최근 관심이 많은 교과서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공유하고자 역사인식과 미디어라는 그룹의 자리에 앉았다. 일본친구들 4명과 한국친구들 4명은 왜 이 그룹에 앉아있는가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청년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각자의 이야기가 나오고 대안 책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솔직히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데 대화를 할수록 친구들과 만나서 여러 가지 역사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서로의 생각의 차도 알게 되고 그 곳에서 하나의 공통된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우리는 나라도 다르고 지금까지 습득한 문화와 배워 온 교육도 다르기 때문에 한일과거사문제에 대해서 이견은 당연히 있다. 그런데 하나 중요한 점은 여기 모인 우리는 한일관계의 미래를 책임질 우리 청년들이 노력한다면 변화가 보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었다. 모두가 원하는 공통점이라 함은 올바른 역사인식과 함께 과거사청산을 통해서 한일관계의 개선을 이끄는 것이었다. 이렇게 토론을 통해서 우리는 여러 가지 의견도 공유하고 서로 다른 생각도 들어보며 우리의 미래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하고자 하는 개선의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 되었다. 토론 후에는 지하에서 열리고 있던 행사의 콘서트에서 선보일 <바위처럼> 안무도 같이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 하는 말은 다르지만 같은 음악에 맞춰 같은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너무 감동적이었다. 한일관계 또한 이렇게 서로 같은 마음을 갖고 나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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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우리는 도쿄 시내에서 거리 행진 식으로 데모를 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가거나 한번 힐끗 봐줄 뿐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생으로서 여러 시위에 참가했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분위기였다. 함께하는 이들은 있었지만 그때도 외로웠고 이날도 외로웠다. 그런데 어떤 지나가는 행인이 우리를 향해 엄지를 척 치켜세워준 것을 보고 너무 감명을 받았다. 그 한명의 엄지가 나에게는 커다란 존재가 되었다. 그 행인 덕에 더욱 더 크게 구호를 외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행사가 끝이 나고 수고하신 모든 분들과 저녁을 함께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또 할 수 있었다. 청년들과는 토론자리에서는 하지 못했던 개인적인 질문들과 궁금함을 이야기 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고 모두가 즐거워 보였다. 덕분에 가게 주인께서 폐점시간을 늘려주시는 웃지 못할 일도 생겼다.


다음 날에는 WAM에 방문했다. 전쟁과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작은 전시관에서 전쟁 속의 여성들에 가해진 성범죄를 보고 있자니 같은 여성으로서 너무 끔찍하고 슬퍼졌다. 일본에서도 전쟁 속 피해 여성들을 위해서 이렇게 작은 전시관과 사무실을 운영하고 회원들도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이런 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서 상호 교류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도 한일관계개선을 위해서 우리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여유가 생겨 사무실 내에 앉아 있는데 어떤 대학생처럼 보이는 여학생이 들어왔다. 담당자와 이야기하는 것을 살짝 엿들어 보니 역시나 대학생이었다. 혼자 이 작은 전시관에 방문한 일본인여학생은 전시물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시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내가 일본어를 좀 더 잘 했다면 말을 걸어보고 싶었을 정도였다.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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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귀국하는 날 아침, 마지막으로 정말 좋은 기회가 생겼다. 일본국회에 가게 된 것이다. 그것은 강제동원 전사자 유해반환 교섭에 관한 내용이었다. 여기에는 일본국회의원들과 한국인 유족 이희자 선생님과 일본인 유족분께서 동행하였다.


‘우리도 나이가 들어서 아버지 곁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강조해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꼭 실천에 옮겨 주십시오.’


여러 가지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나는 가장 마음이 아팠던 순간이 이희자 선생님께서 하신 이 말이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교섭이라고 하는데 일본국회에서는 똑같은 말만 하고 있었다. 물론 진전되어가고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유족의 입장이라면 실천하지 않는 답변이 와 닿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희자 선생님 말씀하신 것처럼 유족들이 요청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 일본정부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강제동원의 문제 또한 조속히 해결되기 위해서 청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던 시간이기도 하였다.


도쿄에서의 모든 일정이 끝나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번 한일유스포럼에서의 인연과 경험은 나에게 있어서 또 다른 생각의 전환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동안 몰랐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번 행사에 참가한 일본 측 참가자들을 보고 소수라면 소수이지만 나에게는 정말 많아 보였기 때문에 이 분들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일관계의 개선의 한줄기의 빛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내가 배우고 느낀 것을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된다. 많은 것을 알았으니 실천을 해야만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또 어떤 연결고리를 통해 연대하여 한일관계에 개선을 위해 적극 실천할 수 있을까? 우리사회에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우리 시민과 청년들이 미래를 향해 서로 연대하고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마련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한일관계개선은 정상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시민과 청년들이 함께해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한일관계! 파이팅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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